치과대학생 때 교수님으로부터 말로만 듣던 독일의 IDS(International Dental Show)를 다녀왔다. 2박3일을 돌아다녀도 다 못 본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나의 신발은 닳아서 버리게 되었고, 몇 번은 미로 같은 전시장에서 길을 잃고 말아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치과 관련된 업체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각 업체들이 뽐내는 신선한 기술력과 신제품들로 앞으로 치과계가 흘러갈 방향성을 조금이라도 읽어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IDS의 부스마다 주는 독일 생맥주부터,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로봇, 그리고 각종 신제품들이 등장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 사람이었다. 치과계의 올림픽이라 불릴만한 IDS에서 독보적으로 드러난 한국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한국 업체들이 IDS를 빛내주고 있었으며 대단한 한국 치과의사분들은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었다. 심지어 외국 회사의 부스에는 한국인 직원들이 팀을 리드하고 있었고 놀랍게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는 한국 삼겹살집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 한국인들은 왜 이리 치과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일까? 젓가락 민족이라? 근면 성실해서? 또는 질긴 김치를 씹고 뜯
학사모를 던지며 치과대학 졸업이라는 결실을 만끽했다. 치과대학 합격 통지의 기쁨에서 시작된 여정이 본과 진입하고 시작된 수많은 시험과 실습 그리고 원내생이 되어 환자를 직접 보면서 가슴 철렁하는 순간들을 넘어 치과의사의 관문인 국가시험을 합격하여 드디어 6년의 대장정이 치과의사 면허라는 선물과 함께 끝났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졸업에 대한 기쁨과 함께 막상 동고동락한 동기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어린 마음으로 서로에 대한 응원의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각자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갔다. 전공의 수련을 받기로 택한 동기들부터 국가의 부름으로 논산훈련소를 가는 동기들 그리고 바로 환자들을 치료하러 로컬 치과 취직을 하는 동기들까지 다들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필자는 전공의 수련이나 병원 취직이 아닌 다소 생소한 창업의 길을 걷기로 했다. 창업을 처음부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외국계 사모펀드 회사를 다니던 친구가 매각 나온 회사에 대한 리서치를 위해서 치과의 디지털화에 대해서 가까운 본과 2학년생인 필자에게 물어봤다. 당연히 필자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마침 학교에서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실습과 함께 디지털 방식에 대